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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름다운 회향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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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1
조회수
557
내용

아름다운 회향

 

지난 131일 박한철 헌법소장는 퇴임사에서 이런 말을 했다.

훌륭한 헌법재판이란,“직선” “곡선”“색채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음악이라 했다.

직선은 국가와 사회의 지속성을 의미하고 곡선은 창의성을 말하며, 또 색채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음악이라는 것은 다양성을 상징하는 색체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국민의 마음을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 선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법을 아름다운 예술로 표현 하면서 마지막으로 멋진 선시 한편으로 퇴임사를 마쳤다.

몽과비란상벽허(夢跨飛鸞上碧虛) 시지신세일거려(始知身世一遽廬) 귀래착인한단도(歸來錯認邯鄲道) 산조일성춘우여(山鳥一聲春雨餘), ”꿈속에 난새를 타고 푸른 허공에 올랐다가/비로소 이 몸도 세상도 한 움막임을 알았네/ 한바탕 행복한 꿈길에서 깨어나 돌아오니/ 산새의 맑은 울음소리 봄비 끝에 들리네

이 선시는 송나라 진국태부인이 대혜종고스님에게 보낸 편지 내용으로서장에 수록돼 있다.

진국태부인은 30세에 미망인이 된 이후 40여 년 간 수행으로 일관 해 왔으며 대혜스님이 인가한 유일한 여성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회향인가,

개인적으로 법이라는 것은 무겁고 늘 경직된 용어라고 생각을 했다. 이러한 나의 고정관념을 한방에 날려 보내는 박한철 소장의 퇴임사. 한편의 시를 낭독해 나가는 듯 함축된 생각, 오랜 경험을 통해서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지혜는 예술이었고 사람이었고 창조였고 자유였다. 조각가 요제프 보이스는 모든 사람들은 항상 조각가로 활동 하고 있다고 했다. 그것은 발화에서부터 시작된다. 후두가 공기의 흐름을 조각하면단어들이 빚어지면서 우리의 입 밖으로 나오는 것, 이것이 모든 창조 행위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예술은 이전에 한 번도 존재 한 적이 없는 그 무엇을 밖으로 이끌어 내는 일이다. 이미 만들어진 법이라는 바탕에 직선도 그리고 곡선도 그리고 또 색체를 가미하면서 음률을 넣어주는 법, 이것이 우리의 삶이며 질서라는 것이다.

높은 직위에 있으면 축사나 인사말이나 퇴임사를 직접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가 대필을 해 주면 무대 앞에서 읽고 내려오는 행사용 원고이기 때문에 그 행사에서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지나고 나면 기억을 하지 못한다.

오랫동안 마음공부를 하지 않고는 이런 퇴임사 나올 수 없다고 생각을 한다.

한 단어 한 단어 수행의 올곧은 자세로 되씹으면서 간결하게 호소력 있게 듣는 이로 하여금 감동하고 진심으로 마음에 영혼까지 담아 전달하는 메시지, 한편의 드라마틱한 법문이었다.

또 박소장은 2009년도 10억 상당의 부동산을 강화 노인 요양시설에 보시 한바가 있다. 인사 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거론 하자재물이란 잠시 보관하고 관리하고 있다가 때가 되면 돌려주는 것이 무소유의 철학은 불교계에 큰 귀감이 되는 내용이다.

10년간 불교인구 300만 명이 감소했다고 한다. 감소 한 원인은 불교계의 안팎의 여러 원인들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현대의 흐름에 동승하는 종합예술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와 맞물려 가는 마케팅 부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2017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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